Brush

2026-07-09

Brush artwork
25년 가을, 나는 필례산장으로 잠들러 가는 길이었어 구부정한 능선위로 물보라 치는 장대비가 꼭 만조날의 짙은 바다 같이 두꺼웠어 빛이란 것도 한줄기도 내려오질 않고 조그마한 개의 눈속에도 자꾸만 물안개가 껴있었어 우리는 기울고 있었어 시간은 자꾸만 썩어가는데 여길 깨끗하게 닦아낼 솔도 없었어 그때 불쑥 산어귀부터 또아리친 뱀이 거뭇한 음영 사이로 고개를 내밀어 몇 마디를 걸어왔어 네 집은 어차피 벼랑 끝인데 그렇게 많은 짐을 이고올 이유가 없지 않았냐고 내 가방에는 물어뜯긴 손톱들과 셀수 없는 후회의 나로 가득차 만원이었거든 새벽까지 구름 밑으로 빗금이 계속 쳐졌어 개는 현을 키듯 울부짖는데 새의 부리만한 입에 약을 우겨 넣을수 밖에 없었어 머리 위 꼬마전구가 불현듯 네 몸위로 스쳐지나가고 있는데 발 아래에 구덩이가 더 잘보였어 그 안에 온갖 껍질들을 넣었어 작은 생채기가 났어 서둘러 매립했어 너는 니가 스몄던 틈에서 찬란이라는 새순이 자라면 꺾어줬고 새빨갛게 굽은 해를, 그리움을 쌀알 만한 사랑의 이름으로 건내어 주기 시작했어 넌 내 집을 쓸어낼 솔을 한가득 보내고 있어 지금
  1. 01 HELP 2:17
  2. 02 EMPTY SEAT 3:07
  3. 03 BATHTUB 3:28
  4. 04 MELASMA 1:52
  5. 05 A GOOD NIGHT’S SLEEP FOR CATS: NOCTURNE, OP. 1 NO. 1 6:26
음원/앨범 2026.7.9 (목)
트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