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e, Dance With Me

2006-08-10

Fire, Dance With Me artwork
다른 '정신' 속에서 부유하는 cocore의 새 앨범 "Fire, Dance With Me" cocore '라는 밴드'가 3년 만에 더블 앨범 "Fire, Dance With Me"로 돌아 왔다. 1998년 데뷔 앨범 "odor" 이래 4번째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cocore는 10년에 가까운 긴 활동기간에 비해 대중들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밴드이다. 이들의 음악적인 지향점은 한국의 록 음악을 포함한 대중음악 시장에서 보이는 한결같은 흐름과는 전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 듯 보이고, 이들의 활동 또한 자의에 의해서건 타의에 의해서건 다분히 폐쇄적이어서 시스템과 매체에 대한 친화력을 보이지 않았다. 협소한 독립 음악 무대에서조차 비타협적이고 이단적인 모습을 보여 온 이들의 음악은 결국 극소수의 매니아를 뒤로 한 채 소리소문 없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거듭했다. 그래서 어떤 비평가들은 이들의 음악에 대해 대중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가치를 매겨 왔다. 풍요라는 허구 속에 양산되는 대중음악은 자본과 대중매체에 완전히 종속되고 그 결과 뮤지션들에 의해 시도될 수도 있었을 자생적이고 원초적인 음악의 영역이 날이 갈수록 스러져가는 세계에서, 음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천진한 낭만주의와 수퍼스타 뮤지션이 등장했던 과거를 추억하는 복고적인 신념들을 정직하게 포기한다면, 음악을 통해서 뮤지션 스스로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길은 이제 별로 없다. 남은 방법은 홀로 가난한 구도자의 길을 가거나, 아니면 문화적인 전위 소수자의 이름으로 목숨을 부지하거나, 아니면 그 이름을 끝으로 사라지거나. 앨범 "Fire, Dance With Me"는 아름다움에 대한 갈증 어린 탐구, 쾌락과 일탈에 대한 열정, 세계를 향한 혐오에서 비롯된 초현실감, 낭만이 깃든 개인의 추억과 서정, 그리고 즉흥적이고 방만한 사운드의 유희로 들끓는 두 시간의 백일몽이다. 주로 멤버들의 개인 작업을 통해 완성된, 밀쳐내듯이 서로 다른 스무 곡은 앨범 전체를 통해 하나의 묘한 울림을 낸다. 이 묘한 울림은, 한국에서 익숙하게 들려져 온 음악과는 그 주파수가 전혀 달라 어느 것과도 공명하지 않을 것 같은 낯섦에 기인한다. pm 및 am 두 장의 앨범에 담겨 있는, 주로 밤을 소재로 한 가사의 대부분은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의 단편들을 나열한 것이어서, 그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에 대한 해석의 여지가 어떻게 감정을 이입하는가에 따라 무한히 열려있다. 만약 당신이 평범한 사람으로서 접하기 쉬운 몇 곡만을 뽑아 듣고 싶다면 "pm"의 "너뿐이야", "am"의 "미치광이 삐에로"와 "New Town" 정도의 곡을 추천하고 싶고, 앨범의 동명 타이틀 곡 "Fire, Dance With Me"와 같은 몇몇 트랙에 대한 감상은 영원한 숙제로 남겨 놓을 것을 권한다. 현실적인 관점으로만 본다면 모험이랄 수 밖에 없는 이 음반이, 어떤 이들에게는 기나긴 악몽이 될 것이고, 어떤 이들에게는 소리를 통해 겪는 시련의 숙제가 될 것이고, 어떤 이들에게는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cocore가 이 앨범을 통해 구도자의 길을 가려는 것인지, 전위 소수자로 살아 남고자 하는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세상에 내놓은 이상 음악은 언제나 열린 상태이고 그래서 그 답은 언제나, 뮤지션 자신의 몫이라기 보다는 음악을 듣는 소수 사람들의, 세대에 걸친 몫이다. ● "Fire Dance With Me"의 곡 소개 ★ pm 1. Siesta (Golden Wave) 아프리카 타악기, 기타 피드백과 노이즈가 반복 교차되는 곡. 트레몰로 기타 솔로, 아라비아 여자의 노래 씨에스타와 현실의 경계에서 들리는 황금빛 초원의 파도 소리 2. 너뿐이야 흥겨운 로큰롤 3. 붉은 꽃 'Cucurucucu Paloma'란 노래로 한국에 많이 알려진 Caetano Veloso의 젊은 시절 노래들 듣고 정서적으로 참고 한 곡으로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음악들이 주는 감흥은 영미권 대중 음악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4. Moon Patrol 타볼라, 60년대 기타 사운드, Mini Moog 솔로 턴테이블 속에서 흘러나오는 처음 듣는 오래된 음악들은 미지와의 조우처럼 새로운 것들을 보여주고 검정색 레코드 판은 마치 공전하는 우주처럼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경이롭게 돌아간다. 제목은 어렸을 적 좋아했던 전자오락 문패트롤에서 따옴 5. 여름 밤의 꿈 지금은 없어진 클럽에 대한 추억을 가사로 쓴 느린 전자 드럼 루프와 일렉트릭 피아노, 베이스를 주로 이루어진 곡 6. Alien Uni-Vibe 이펙트와 리버스 기타 사운드. 지미 헨드릭스의 음악을 처음 듣고 느꼈을 때의 흥분과 감동을 표현한 곡 7. Blank Out <널 요리하고 싶어> 훵크, 노이즈와 랩을 섞어 만든 실험적인 곡. 만화가 이우일이 직접 가사와 랩을 맡았다. 8. 그대, 기쁨과 행운 8분이 넘는 긴 곡으로 DJing 시 이용되는 즉흥적인 음색들의 변화를 한가지 테마의 반복으로 재미있게 실험한 곡. 60년대 말부터 최근까지 활동하고 있는 독일의 밴드 Kraftwerk의 음색들을 참고했다. 우연성과 즉흥성을 담으려 했다. 9. 밤 하늘 암스텔담을 여행하며 얻은 감흥으로 만든, 앨범에서 가장 오래된 곡. 담 스퀘어에 앉아 녹음한 소리들을 곡의 배경 사운드로 사용 ★ am 1. Siesta (Rainy Day) 인도네시아 타악기, 비브라폰, 하몬드 오르간. 비 오는 나른한 오후 씨에스타와 현실의 경계에서 들리는 노래 2. 미치광이 삐에로 신스사이저 리프들로만 이루어진 곡으로 80년대 Synth Pop 느낌을 참고했다. 가성과 보코더를 이용한 보컬과 아날로그 악기들의 샘플을 사용한 '미치광이 삐에로'는 '장 뤽 고다르'의 영화제목이다. 소설가 하일지의 '경마장'시리즈 책들의 영향도 있는 곡 3. New Town 안개 낀 강변로를 지나 신도시에 도착한 심야 버스, 아직도 끝나지 않는 신도시의 밤에 부르는 컨트리 송 4. 그리고 얼마나 샌프란시스코를 여행하며 만든 곡. 클래식 록과 같은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자 했다. 5. Days 아날로그 키보드 소리들이 겹쳐진 사운드가 점점 고조되며 반복되는 곡으로 '미치광이 삐에로'와 비슷한 노래말로 바쁜 도시인들의 꿈 같은 것을 담고 있다. 6. 방랑자 타령 같은 느낌을 내고자 한 어코스틱 곡. 악기로 어코스틱 기타만을 사용했고 저음과 중음의 보컬을 중첩 녹음했다. 7. 能古島 (Rokono Island) 일본 후쿠오카의 작은 섬 로코노시마 여행 중 만든 곡. 해질녘 붉게 물든 바다. 멀리 보이는 아름다운 도시 후쿠오카, 평화로운 로코노시마의 선셋을 표현한 곡 8. Air 영화 '아비정전'에 나오는 푸른 열대 숲을 떠올리며 만든 곡으로 심장소리 같은 멍한 드럼비트와 공간감 있는 건반소리가 특징이다. 자고 나면 잊어 버릴 지난 밤 술자리의 낯선 사람이 주는 위로 같은 느낌이면 좋겠다. 9. 1990 90년대 초반의 경험을 향수하며 쓴 곡. 엽기적 가성의 고음 보컬이 특색 10. 맑은 오후 앉아 어코스틱 기타만으로 이루어진 곡으로 앨범의 곡들이 갖고 있는 시간의 흐름상 가장 밝은 시간대의 노래이다. 늦은 오후 깨어나 점점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을 들려주고 싶었던 곡 11. Fire, Dance with Me 약속 없이 즉흥으로 연주한 곡으로 멤버들의 재미와 진지함을 담았다.
  1. 01 Siesta 'Golden Wave'
  2. 02 너뿐이야
  3. 03 붉은 꽃
  4. 04 Moon Patrol
  5. 05 여름 밤의 꿈
  6. 06 Alien
  7. 07 Blank Out '널 요리하고 싶어'
  8. 08 그대, 기쁨과 행운
  9. 09 밤하늘
  10. 10 Siesta 'Rainy Day'
  11. 11 미치광이 삐에로
  12. 12 New Town
  13. 13 그리고 얼마나
  14. 14 Days
  15. 15 방랑자
  16. 16 能古島 'Rokono Island'
  17. 17 Air
  18. 18 1990
  19. 19 맑은 오후 앉아
  20. 20 Fire, Dance With Me
Lyricist
이우일
음원/앨범 2006.8.10 (목)
트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