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der Smash
Artwork
앨범 소개 원문
Kitty Moon [Koreander Smash]
동시대를 직접 겪지 않은 세대가 당시 소리와 풍경을 누구보다 선명하게 불러내는 모습을 근래 들어 자주 목격한다. 1990년대와 2000년대의 불안 및 균열의 유산은 당대를 살아간 이들이 전유하는 노스탤지어가 아니라 현재를 사는 청춘의 감각이 된 지 꽤 오래다. 2023년 말 싱글 ‘Never Landing’으로 첫 발을 디딘 Kitty Moon은 3년 반 만에 발표한 데뷔 EP [koreander Smash]를 통해 이러한 흐름 위의 자기 취향을 다시 한번 발견하면서도, 주로 아름답게 번지고 연약하게 절규하는, 슈게이즈와 드림팝이 대표하는 결정적인 유행에서 비껴간다. 사라지지 않는 분노와 고독을 충실히 다루면서도, 증명하지 않고도 자신이 살아 존재함을, 같은 시기 갖가지 대안의 소리와 취향으로 담았다.
가사의 장면을 들여다보자. 첫 곡(‘Angelic Train’)부터 개인의 고독과 좌절을 이야기하지만 그에 갇히지 않고 감정 바깥의 풍경을 함께 불러낸다. 혼자 웃어보려 애쓰면서도 “나만의 것이 아닌”(not just mine alone) 외로움을 말하며 세계를 향한 기차에 몸을 싣는다. 이후 노래는 검열과 공포, 조작된 뉴스와 알고리즘, 누군가 대신 써버린 이름을 지나며 조금씩 더 넓은 장면으로 나아간다. 그렇다고 [koreander Smash]가 현실을 향한 구호로 굳어지는 건 아니다. 그저 풍경을 통과하는 동안 사라지지 않는 목소리들을 다룬 채 미완의 상태를 견딘다. 네 곡의 각 화자는 결국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다. 고독의 이유를 온전히 설명하지 못하고, 사랑에 도달하지도 못하며, 무엇이 진실인지 확신하지 못한다. 그러나 해소하지 못한 불완전함을 패배와 절망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답을 찾기보다 답이 없는 상태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응시한다.
응시는 곧 소리와 적확히 이어진다. 작곡가이자 전자음악가, 전천후 기타리스트인 오정수(a.k.a. 욘)가 프로듀스, 편곡 등에 힘을 보탠 [koreander Smash]는 격정의 시대를 구조적으로 정돈하기보다 마치 당대 대안이 펼쳐졌던 방식 그대로, 네 곡의 각양각색을 다른 압력과 질감으로 밀어붙인다. 고독은 음울하게 번지고, 분노는 날카롭게 튀어나오며, 의심은 차갑게 가라앉고, 사랑은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덕분에 음악은 단 네 곡 안에 각종 90년대 얼터너티브 록 사운드가 집결하는 축제의 장으로 펼쳐진다. 한 곡 안에 드림팝과 전자비트, 인더스트리얼과 포스트펑크가 공존하며, 얼터너티브 메탈이 이모록으로, 비장한 일렉트로닉 록이 밝은 그런지 사운드로 전환되는 역설의 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몽환으로 번지던 사운드가 이내 거친 긴장으로 뒤집히고, 회의로 찼던 빈정거림은 감정을 토해내는 절규의 스크리밍으로 치닫는다. 마치 각 곡의 화자가 확신과 의심, 희망과 체념, 연결과 고립 사이를 왕복하는 것처럼.
복잡한 정서는 시대가 남긴 감수성을 두루 연상하게 한다. Nirvana의 소외와 비관, Ra-diohead의 우울과 불안, Björk의 혼란과 승화, Smashing Pumpkins의 고독과 낭만, Gar-bage의 냉소와 반항, Placebo의 정체성과 퇴폐, PJ Harvey의 불응과 광기, Hole의 혐오와 저항, Sonic Youth의 해체와 이탈. 과장이 아니라 이 모두가 담겨 있다. 동시에 자기만의 메시지가 있기도 하다. 대안의 시대가 균열을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면, [kore-ander Smash]는 균열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전제 삼는다. 상처를 치유하거나 모순을 해결하는 대신, 그것을 껴안고 살아가는 감각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이 음반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장은 어쩌면 “Still alive underground”일지도 모른다. 승리의 선언도, 패배의 인정도 아닌. 설명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것들, 완전히 도달할 수 없는 것들, 끝내 증명할 수 없는 것들 곁에서 여전히 살아 있다는 사실의 확인이다.
Kitty Moon의 비장하지만 냉소적이고, 날것이면서도 기술적인 보컬의 양면성은, 화자와 세상이 팽팽하게 대치한 긴장을 빌려와 아직 정리되지 않은 감각의 윤곽을 선명하게 그린다. 탄탄한 모달 보이스를 바탕에 둔 보컬은 힘 있는 벨팅과 강렬한 스크리밍까지 넘나들고, Hayley Williams의 선명한 록 보컬리즘과 Lzzy Hale의 폭발적인 추진력을 함께 떠올리게 함으로써, 트랙의 각기 다른 음악성을 풍성하게 소화한다.
어쩌면 [koreander Smash]가 반가운 이유는, 이 음반이 익숙한 재료들로 이루어졌는데도 과거를 그저 재현하지 않기 때문일 거다. 최근의 인디 신에서 록이 하나의 질감으로 소비되고, 인디와 얼터너티브가 하나의 패션처럼 환원될 때, Kitty Moon은 전통의 질문과 소리들을 다시 현재형으로 불러낸다. 90년대와 2000년대를 관통한 록 키드로서, 그리고 오랜 시간 한국 록을 관찰해온 애호가로서 나는 이런 목소리와 데뷔작을 너무 기다렸다.
- 대중음악평론가 정병욱(Byungwook Chung)
[Credit]
Produced by 오정수 (a.k.a. 욘)
Recorded and Mixed by 오정수
Drums Recorded by 김동욱
Mastered by 전훈 at SONICKOREA (Assist. 신수민)
1.Angelic Train
Composed by 박지현 (a.k.a. Kitty Moon)
Lyrics by 박지현
Arranged by 오정수
Vocal 박지현
Clarinet 박기훈
Synth and Guitar 오정수
Drums 김동욱
2.시대유감 2025
Composed by 오정수
Lyrics by 박지현
Arranged by 오정수
Vocal 박지현
Synth and Guitar 오정수
Bass Guitar 최윤석
Drums 김동욱
3.8도시8
Composed by 오정수
Lyrics by 박지현
Arranged by 오정수
Vocal 박지현
Synth, Guitar and Bass Guitar 오정수
Drums 김동욱
4.유리커튼
Composed by 박지현
Lyrics by 박지현
Arranged by 오정수
Vocal 박지현
Synth, Guitar and Bass Guitar 오정수
Drums 김동욱
Details
- Released
- 2026-06-12
- Tracks
- 4
Tracklist
- 01 Angelic Train 3:32
- 02 Regret of The Times 2025 2:43
- 03 8CITY8 4:12
- 04 Glass Curtain 3:56
Cred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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